레미제라블_영화가 아니라 뮤지컬 영화

올 겨울은 정말 레미제라블 풍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영화는 물론이고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고 김연아 선수도 복귀작으로 레미제라블을 선택했으니까 말이다.

딱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라 뮤지컬이다. 휴잭맨의 인터뷰를 하나 봤는데 거기서 정확하진 않지만 movie musical이라는 단어를 쓰길래 약간 의아했는데 보고 나니까 말 그대로 영화판 '뮤지컬'이다.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는 소리.

그냥 모든 것이 뮤지컬이다. 일단 배우들이 대사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적어도 90%이상이 뮤지컬 특유의 노래하는 방식이다. 그 뿐이 아니라 구성, 카메라 촬영, 무대 등등 모든 것이 영화의 것이 아니라 뮤지컬의 것이다.

평이 나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평소에 뮤지컬에 익숙한 사람은 괜찮겠지만 아닌 사람들은 당황스럽고 거부감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뮤지컬이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생략하거나 배우의 표정 한 장면으로 넘어갈 수 있을 법한 장면들을 모두 노래하는 장면과 입 밖으로 대사를 뱉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단점이 생긴다.

아직 뮤지컬을 못 봐서 쉽게 말 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데 책을 읽은 나로써는 뭐랄까 분량 배분?이 그닥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토리 측면에서 삭제된 부분들이 좀 더 나왔다면 훨씬 영화를 받아들이기 편할테고 완성도도 높을 텐데 아무래도 시간의 제약 때문인지 그 점이 아쉽다.
반대로 뮤지컬이라서 수록곡 하나하나를 버릴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지 딱히 필요 없다고 느끼는 부분이나 좀 줄여도 되겠다 싶은 것들이 꽤 있었는데 이런 것들 때문에 중간에서의 지루함이 나오지 않나 싶다. 

동시녹음을 했다고 한다. 영상을 보니까 옆에서 간단한 피아노 반주를 하고 거기에 맞춰서 노래와 연기하는 것을 바로 촬영한 것 같은데 정말 좋다. 어찌 보면 당연히 필요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굉장히 몰입도가 높고 이질감이 현저하게 낮다.


배우들은 환상적이다. 장발장을 연기한 휴 잭맨은 내가 알고있던, 상상하던 그 장발장과 거의 흡사하고(특히 초중반) 러셀 크로우 역시 아주 좋은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 단연코 앤 해서웨이가 돋보이는데 많지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확실한 존재감과 감동을 준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무난했다. 딱히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역할을 생각해 봤을 때 나쁘진 않았다. 좀 아쉬운 건 떼나르디에 부부인데 굉장히 존재감이 부족하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나오는 이야기의 한 축인데 그들에게 바라는 만큼의 느낌이 살지 못 했다. 특히 사샤 바론 코헨의 캐스팅을 봤을 때 꽤나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너무 약했다.

극중 두 명의 아역은 정말 너무 귀엽다; 그리고 정말 잘 한다.


여러가지 주제가 훌륭하게 섞여있는 매력적인 이야기와 서사시적인 감동, 거기에 배우들의 열연과 음악까지 좋은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영화와 뮤지컬 간의 구조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영화로써의 감동은 떨어진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딱히 영화로 만들려고 여기저기 손 댄 것 같진 않고 그냥 이렇게 만든 것 같다. 처음에 썼듯이 뮤지컬이다. 영화관에서 보는 뮤지컬.
 
극장에서의 반응이 정말 조금 과장해서 절반은 울고 절반은 조는 듯한 그림이었는데 이토록 예매율이 높은 건 조금 신기하다.
하나의 팁이라면 내용을 알고가야 한다. 생략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세부적인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내용은 알고가야 내용 이해가 원활할 것 같다.



+
뮤지컬을 정말 보고 싶은데 캐스팅 때문에 아직도 고민 중이다..
절망적인 캐스팅에 원캐스팅이라니......







덧글

  • Fanet 2012/12/25 13:30 # 답글

    아.. 지나가다 들렀습니다 전 모든게 굉장히 함축적으로 들어갔다고 느껴서... 그리고 제가 음악을 하는지라.. 대위법을 쓴 중주로 노래를 할때의 그 전율은 제가 여태까지본 모든 뮤지컬 오페라 무비를 다운그레이드 시켰습니다. (제가 뮤지컬에 익숙해서 그런가..) 암튼 대단한 영화에요 정말ㅋ 그리고 앤(판틴) 이 노래부를땐 저절로 몸서리 쳐지더라구요 왜이렇게 노래를 잘하는지 잘보고가여~~~
  • spodery 2012/12/26 01:54 #

    모르는 말을 쓰셔서 이해는 잘 안되지만
    저도 앤 해서웨이는 정말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 잠본이 2012/12/25 13:52 # 답글

    8~9천원으로 뮤지컬 공연을 보러간다는 마음으로 보면 참아낼 수 있습니다(좋은건가 OTL)
  • spodery 2012/12/26 01:55 #

    그겁니다 그거!!!
    이게 좋은건지 안 좋은건지 헷갈리는;;;
  • WhoAmI 2012/12/25 14:44 # 삭제 답글

    '반은 울고 반은 졸더라'라는 부분에서 웃었습니다 정말 제가 볼때도 그랬거든요ㅎㅎ
    뮤지컬 영화 심지어 송스루 뮤지컬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지라 호불호가 명확하다 수준이 아니라 정말 평이 양 극단으로 나뉘더군요.
    현장에서 그대로 녹음한 곡들은 절절한 연기와 맞물려서 굉장히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은 그닥 대중적이진 않죠... 몰입해서 감격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게 뭐야 대체'하며 뛰쳐 나가고싶거나, 둘중 하나였을 겁니다. 전 전자여서 다행이긴 한데... 저도 남자지만, 특히 남성 관객들이 괴로워하더군요. 옆구리에 연인을 차고 와서 차마 나가진 못하고 몸을 배배꼬고 땅이 꺼져라 한숨 쉬는거 보며 웃었네요.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3시간가까운 시간을 노래로 꽉꽉 채우고 클로즈업이 굉장히 많아서 답답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는 있겠다 싶었습니다. 뮤지컬에 익숙하냐 아니냐를 떠나서 좀 불만스러운 부분이 없진 않았어요. 원작(소설말고 뮤지컬)에서 매우 힘있고 강렬한 곡들이 잘 살지 못한 부분도 많았던것 같습니다. 좀더 감정을 살린 연기를 해야했으니 이해는 되지만요.
    생각보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제대로 읽은 사람들이 적을겁니다(아니 실제로 그렇더라구요) 이게 '장발장이 빵 훔쳐서 19년 감옥살이하고 나와서 주교의 사랑에 감화를 받아 새 사람이 되었다' 정도의 단편적인 내용으로만 알던 사람들은 좀 놀라더군요. 이게 이런 내용이었어? 하고. 저는 기본적으로 이 뮤지컬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가 굳이 '빨간 냄새'를 숨기거나 축소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극 전체를 관통한다는 핵심주제라고 생각될 정도로 강렬하게 그려낸 점인데, 영화는 무대극보다는 좀더 그런 부분을 비장하고 웅장하게 그려낼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중간 중간에 한번씩 훌쩍 훌쩍 하다가 마지막에 죽은 청년 혁명가들과 등장인물들이 모두 모여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합창하는 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울게 되더군요.
  • spodery 2012/12/26 01:57 #

    오오 남겨주신 글에 정말 많은 공감이 됩니다!
    빨리 뮤지컬을 보고 싶네요.
  • 남선북마 2012/12/25 16:16 # 답글

    레미제라블 소설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줄거리 따라가기가 힘들었겠던데요.. 그냥 뮤지컬 송 모임집으로 보였는지.. 참 많이도 중간에 나가시더라는..
  • spodery 2012/12/26 01:57 #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있었군요;;;
    내용을 알아도 긴가민가한데 모른다면 답답할 것 같습니다.
  • 1212 2012/12/26 17:10 # 삭제 답글

    저도 스토리는 장발장이 빵 훔치고 옥살이하다 나와서 신분세탁 & 자수성가 후 코제트 데리고 왱알앵알까지만 알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해에는 지장이 없었어요. 원작을 안봐서 오히려 만족스럽던데^^; 노래는 영화 볼 땐 참 좋았는데 나중에 유툽에서 10주년, 25주년 기념 콘서트 영상 보니 팬들이 혹평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특히 자베르...ㅠㅠ
    뮤지컬 버전이 워낙 넘사벽이라 영화OST는 못 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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